밀란쿤데라초원
초원이란 단지 고뇌하는 들판일 뿐이야. 이 아름다운 녹음 속에서 존재는 매 순간 죽어가, 개미들은 지렁이들을 산채로 뜯어먹고 새들은 하늘 높은 곳에서 잠복하여 족제비랑 쥐를 노린다. 잡초들 사이에 꼼짝 않고 숨은 저 검은 고양이가 보여? 그는 살생의 기회만 엿보고 있어. 나는 사람들이 자연에 바치는 그 순진한 경외감에 역겨움을 느껴, 호랑이의 두 턱 뼈 사이에서 암사슴이라고 해서 당신보다 공포를 덜 느낄 것 같아. 짐승은 인간만큼 고통을 느낄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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